숭례문, 가림막을 거둬라, 잔해를 보전하라!
- Posted at 2008/02/14 11:04
- Filed under 김진애의 공간정치/공간정책-이슈
13일 수요일에 ‘오마이뉴스 TV'에서 점심시간에 숭례문 참화 현장에서 생방송을 하는 자리에 갔었다. 애통해하는 시민들로부터 아픔과 회한의 말을 듣는 자리였다.
현장에 가니 가림막이 거의 올라간 상태였다. 숭례문 높이는 22미터 정도인데, 가림막 15미터를 올리면 길에서는 전혀 안 보이게 된다. 내가 갔을 때 허물어진 2층 누각이 약간 보이는 정도였고 가림막 두 칸만 더 올리면 완전히 가려지는 상황이었다. 시민들은 남산 언덕 쪽에서 숭례문을 한 번이라도 더 보려고 발돋움을 하고 있었다.
전형적인 공사장 가림막이다. 육중한 가림막을 세우기 위해서 기초 콘크리트 타설 차까지 와있었다. 갑자기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한번이라도 더 보고 싶은 심정을 매몰차게 뿌리친다고 할까. 맘껏 통곡하고 싶은 사람 면전에서 문을 쾅 닫아버린다고 할까.
게다가 그 가림막 안에서 공사장 인부들이 탄 잔해들을 걷어내고 한켠에 마구잡이로 쌓아놓고 있었다. 정말 씁쓸했다. 그 잔해들을 어디로 갖다 버리려는 지, 폐기처분 하려는 것 같았다. 왜 이렇게 서두르는 걸까?
빨리 가리고 빨리 치우고 싶은 정치인들의 심정을 모르는 바 아니다.
화재 현장 보호를 위해 가림막이 필요한 것을 모르는 바도 아니다.
추가 상황에 대비해서 가림막이 필요한 것을 모르는 바도 아니다.
하지만, 왜 꼭 이런 공사장 가림막이냐 말이다. 이 가림막 위에 그림 그려 넣고, 사진 붙이고 난 후, 가림막 안에서 행정당국이 알아서 철거하든, 폐기하든, 복원하든 알아서 해버리겠다는 건가?
가림막을 치우라. 잔해를 보전하라. 숭례문의 참담한 모습 앞에서 선조들에게 석고대죄할 시간을 갖자. 애도하고 참회할 시간을 갖자.
참상이 아프지만 잔해 가득한 참상을 직접 눈으로 봐야 아픔이 새겨진다. 숭례문이 무너진 바로 다음날 11일 오전에 참화 현장에 가니 시민들이 통곡하고 눈물콧물로 뒤범벅이고 남자들도 글썽하게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렇게 직접 체험해야 우리는 자랄 수 있다. 부끄러운 역사도 우리의 역사다.
부끄럽다고 가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가리면 뭐하나, 속은 흉한데.
보호 가림막으로 어떤 시민은 투명판을 제시하기도 하고, 어떤 시민은 메싱판을 제안하기도 하고, 어떤 시민은 일부라도 개방해야 한다고 한다. 숭례문이 복원되는 전 과정을 국민들이 보게 해달라고 하고, 적어도 애도와 참회의 기간만큼은 참상을 가리지 말고 우리 국민 모두의 거울로 삼자고 한다.
얼마나 지혜로운 국민들인가. 왜 정동일 중구청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런 생각을 미리미리 못하는가? 왜 인수위 사람들과 이명박 당선인은 국민의 지혜를 따라가지 못하는가? 왜 가슴 아프게 눈물 흘리는 국민들 앞에서 가림막부터 세우려 들었는가?
숭례문이 다시 우리 국가의 상징으로 부활할 때까지 우리 국민들이 애도의 글을 담은 글을 달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적어도 사람 키 높이 만이라도 숭례문 성벽을 돌아 애도의 글을 달 수 있게 하면 좋겠다. 숭례문이 다시 우리의 국보 1호로 온전하게 부활할 때까지 전 국민 사천 팔백만, 적어도 서울시민 천만이 이 애통하고 또 그리운 심정을 담아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윽고, 그 애도의 글이 희망의 글로 바뀌는 과정을 보고 싶다. 투명하게 열린 과정 속에서 숭례문이 다시 부활하면 좋겠다.
빨리빨리 복원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왜 복원에 꼭 3년을 못 박을 필요가 있는가. 화려한 준공식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 시대에 사는 모든 국민들이 어딘가 죄책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비극 속에서도 그나마 후손들에게 조금이라도 지혜로운 선조로 인정받을 수 있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자.
뚝딱 해치워 버리면 안 된다. 정밀검사를 거쳐 잔해들의 보전과 복구 활용을 고민해야 한다. 복구 과정에서 차분하게 고증을 밟고, 현장의 폐허에서 살릴 것을 살리고, 사대문안 한양에서의 숭례문의 위상을 다시 살리고, 일제가 허물어버린 성곽과 묻어버린 기단 등을 다시 살려내고, 다시는 부주의함으로 문화유산을 잃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어냈다는 것만이라도 해야 한다. 숭례문 옆에 이 참극을 잊지 않을 수 있는 기념 공간도 만들 수 있다. 우리가 태워버린 숭례문 잔해를 소중히 보전하라.
이 모든 작업을 부디 투명한 개방 과정 속에서 하라. 공사장 가림막부터 치우라.
(***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중구청이 가림막을 투명 강화 플라스틱으로 바꾸기로 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그 교체도 제발 급하게 좀 하지 말라. 좀 차분하게 일하라.)
(2006년 숭례문 개방 때,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층 누각에서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보도사진이다. 분명 숭례문 안에까지 들어가 봤던 이명박 전 시장, 방재에 한마디라도 독려를 했더라면 오죽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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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묘지와 이 숭례문에 가서 정치 잘하겠다고 나라를 잘 지키고 사랑하겠다고 참배하는 전통이 생겨야 하지 않을까요 투명막도 하지말고 저 상태로 그냥 놔두고 오갈때 마다 상기해야 그것이 정말 석고대죄입니다 저것을 보고또보고 질리도록 보아서 다시는 저런 어리석은 나랏일을 하면 안됩니다 보기 흉하다고 가리면 안됩니다. 어찌피 외국에 망신은 다 당했으니 외국 의식할 필요도 없으니 저 상태로 개방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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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으신 말씀입니다. 특히 정밀검사하고 복원에 도움되도록 활용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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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키야마 아키히로(이명박) 탄핵청원 서명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37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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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암은 파리 루브르에 갖다놔도 손색없는 세계적 유물입니다~ 그 앞에 서면 전율이 느껴집니다... 경주 석굴암도 너무 경비가 허술합니다. 어떤 넘이 또 맘만 먹으면 ... 각자의 집들은 인테리어 경비를 수억씩 써가면서 가꾸면서...국보는 먼지가 풀풀나구...그러니 귀하게 보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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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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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뭐든 왜 그렇게 빨리빨리 하려고 할까요
빨리 끝내는 게 좋다고 말할수도 없는데요 말이죠...
왜 생각없이 그렇게하는지 참.. 이해할수가 없군요. -
100% 동감합니다. 숭례문 추모기간을 정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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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합니다. 복원이 능사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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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뉴욕맨하탄 무역센타참사현장을 보면서 가슴아파했던것 보담도 몇배나 슬프고 억장이 무너진다. 그냥 한동안은 그대로 두고 오며가며 반성을 해야한다.우리나라의 고궁관리도 문제가 많다.그저 인기나 얻으려고 무료개방운운하는 골빈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을 퇴출시켜야한다. 프랑스벨사이유나 태국의 궁전입장료와 비교해보라,,역사의 숨결이 스민곳이 고작천원, 최소한 창덕궁수준으로 인상하고 고궁관리방식도 획기적으로 바꿔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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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아래의 mb사진은 삭제하시지요,,,,,,
꼭 불난데 부채질하는거 같아서리,,,숭례문현판 자리에 십자가 세우지나 않을지 걱정되누만,,,, -
임기내 빨리 복원(제대로 복원될리없지만)하여 사진 찍고 그것도 업적으로 남길려고...가당찮다...가림막 치우고 하나에서 열까지 복원되는 모습 국민들에 보여 주면 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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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림막은 중구청이 하는 짓꺼리이구요
마구잡이 잔해처리는 문화재청의 짓꺼리입니다.
김진애님은 문화재청에도 한마디 하시죠. mb나 시장욕만 하지마시고-
욕하는 건 아니고, 안타까울 뿐입니다.
왜 이렇게 지휘체계가 엉망일까요.
저는 어제 현장에서 열받아서, 서울시냐, 문화재청이냐
했는데, 오늘 뉴스로는 중구청이 가림막을 했다네요.
문화재청이 잔해철거를 했나요? 참 너무 마구잡이로 해서.
민간위원들이 통솔하는 '문화재위원회'로 하여금
책임지휘하게 해야 할 것 같은데, 알아보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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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이 너무 제가 짧게나마 생각했던것을 논리정연하고 전달력있게 표현해주신 글이라 생각하여 더욱 많은 젊은이들과 공유하고싶어서 싸이월드에 퍼가게 되었습니다. 혹시라도 펌을 반대하신다면 말씀해주시면 즉각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글 올려주신것 감사합나다.(싸이월드에는 퍼온것이라고 표시했으며 출처도 남겨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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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많이 공유할수록 공감대가 넓어져 좋지요.
'김진애 블로그' 출처만 알려주시면 더욱 좋구요.
더 좋은 콘텐츠 만들어 넓히고 싶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 강선주님은 어디가서 만날수 있는지요?
건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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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박물관에 전시 하는것이 좋을 거같아요 잔해들도 600년 이상이된
목조나 기와들아닙니까? 진짜 생각이 없는건지 뇌가 없는건지..-
신안유물은 바닷밑 천년전 썩어버린 목재도 보물인데요,
우리 숭례문은 610살 타버린 부재도 보물이지요.
국보 1호를 지켜온 나무, 기와... 길이 남겨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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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숙고, 그리고 올바른 개념, 시민들의 마음과 여론을 파악할 줄 아는 시야.
많은 것을 바라는걸까요?
왜들 이렇게 허둥지둥 급하고 정신없이 하다가 실수하고 또 욕먹고...
정말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트랙백 남기고 갑니다. -
잔해를 박물관으로...그 잔해를 국보1호로 지정해야 우리민족이 삽니다. 새로 번듯이 지어서 아무일도 없었던것처럼 만들어 놓고 치부를 덮어버린다면 외국인들이 정말 가망없는 민족이라고 비웃을 것입니다.
제발 잔해를 보전합시다 -
100분토론보니까 이제 안그런데요,,, 그렇게 욕먹고 또 그러진 않겠죠,,^^ 아,,,,, 그리고,,,, 죄송합니다..만,, '보전'이 아니고,,
'보존'입니다.. 보통 추상적인건 보전이고,, 구체적인건 보존이라고 합니다.... 절대,,잘난척아니고,,, 잘모르는건 서로 배우면서,,,^^저도 배우는중,, ^^
보전이든,,보존이든,, 뭔상관이야~ 라고,,,,
제발 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말도,,,
숭례문처럼 소중하답니다.... 올바른 사용은 더욱 중요하구요....몰라서 쓰는거야 어쩔수없지만,,, 알면 바로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제글에 올바른 표준어만 쓴다고 장담은 못합니다만... 이리 훌륭한 글에,,, 옥에 티라고 생각해서 남기고 갑니다..
그럼~ ^^-
일부러 '보전'이라는 말을 썼는데요, 분야마다 어휘 사용에 차이가 있군요. 도시건축문화분야에서는 '보존'은 있는 그대로 보존, '보전'은 맥락에 따라 보존, 재활용, 의미의 재구성 등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보존 자체 보다 보전의 의미를 더 크게 쓰고, 보전의 가치를 더 크게 본답니다. 요새는 '보전'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좋답니다. 영어로는 'preservation'(보존), 'conservation(보전)'이라 합니다.
지적해주시니, 이렇게 교류도 하게 되네요.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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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빨리해야지.. 서울에 몇개되지 않는 얼굴인데.. 할것다하고 빨리해야지.. 2년 이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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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해야한다.. 서울의 얼굴인데 정성들여 빨리해야지.. 천첞 한다고 좋은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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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복원 결정한건 아닌걸로 압니다. 정리도 안하면 방치한다고 말 많지않겠어요? 누가 더 성급한걸까요? 그리고 맹박이니 무현이니 희생양 만들지 말고요. 그많은 전문가 교수님들 그동안 아무 경고의 말씀 없으셨고요.공무원들이 일반건물에 대해 겁주던 정도만 했어도...결국 우리 모두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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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를 다 했다는 말이 있지요?
숭례문의 비명에삼가 통탄을 합니다.그 나라 문화재의 천수는 그 국민의 가치관의 우선순위에 따른 사랑과 보호가 절대적이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이 뼈 아픈 교훈! 머리숙여 받아드리고 깊이 깊이 새기기에 위정자님들 다시한번 각성 또 각성하셔햐합니다. -
뭐 있을덴 별로 찾지도안든사람들이 소잃고외양고친식으로
사라지면 영웅호걸 애국자인양 쓰래기도 보존하는버롯은 어디서나온건지
정신이 제대로된건지 뭐 무슨야합을하자는것인지
정신상태가 다를제대로인지 우섭다







